박남신, 국가 망신시킨 잠정구
1993년 미국에서 열린 남자골프 국가대항전 월드컵에서 발생한 일이다.
한국 대표로 나간 박남신이 잠정구를 치겠다는 말을 하지 않고 잠정구를 쳤다. 박남신은 원구를 찾아 그 볼 스코어를 제출했는데, 다른 국가의 동반플레이어가 나중에 ” 박 프로가 잠정구를 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라며 어필했다.
결국 그 선수의 말이 받아들여졌고 박 프로는 인플레이 볼이 된 잠정구로 홀아웃한 스코어를 제출하지 않고 원구로 홀아웃한 스코어(실제보다 적은 스코어)를 적어냈다는 이유로 실격당했다.
한국프로골프협회는 박 프로가 국가망신을 시켰다며 2년간 국내대회 출전정지 조치를 내렸다.
잠정구를 뜻하는 영어(provisional ball) 를 몰라서 그랬는지 다른 이유 때문에 그랬는지는 박프로만이 알 것이다.
김수아, 잠정구는 볼을 찾기 전에 쳐라
2004년 9월 일동레이크GC 에서열린 SK 엔크린 인비테이셔널 여자대회 2라운드 11번홀(파4), 김수아가 친 드라이버샷이 바위에 맞는 소리와 함께 시야에서 사라졌다. 페어웨이로 걸어나와 댝2분간 볼을 찾던 김수아는 시간이 지체되자 티잉그라운드로 돌아가 잠정구를 쳤다.
그러고 나서 페어웨이로 와 보니 동반플레이어들이 원구를 찾았다고 소리쳤다. 김수아는 반가운 마음에 들뜬 탓이었는지 찾은 원구와 조금 전 친 잠정구로 투볼 플레이, 홀아웃했다.
그러나 이는 규칙을 위반한 것이다. 잠정구는 원구가 OB 나 분실 우려가 있을 경우 즉시 쳐야한다. 볼을 찾다가 다시 본래 쳤던 곳으로 되돌아가 잠정구를 치는 순간 원구는 분실구로 처리된다.
따라서 동반플레이어들이 찾아준 원구는 분실구는 이미 분실구가 됐기 때문에 그 볼로 플레이를 계속한 김수아는 오구 플레이를 한 것이 돼 실격당하고 말았다.
잠정구는 반드시 원구를 찾으러 나가기 전에 쳐야 한다. 찾다가 말고 돌아오면 원구 포기로 간주, 다시 치는 샷이 곧바로 인플레이 볼이 된다는 사실을 김수아나 동반플레이어 모두 몰랐던 것이 아닐까 ?
베른하르트 랑거, 어드레스 후 조심
어드레스 후 볼이 움직이는 상황은 프로들 세계에서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2008년 4월 마스터스토너먼트에서 ‘노장 ‘ 베른하르트 랑거와 아마추어 마이클 톰슨이 그랬다. 랑거는 1라운드 때 경사가 힘한 9번홀 그린에서 어드레스 후 볼이 움직여 1벌타를 받았다
톰슨은 2라운드 때 15번 홀에서 버디퍼트 앞두고 볼이 움직인 것을 알고 스스로 1벌타를 부과했다.
라이언 파머, 양심의 승리
미국 PGA 투어프로 라이언 파머는 2008년 긴쉐메르클래식 4라운드 10번 홀(파4)에서 어드레스 후 불이 움직인 것을 자진신고하고 그 홀 스코어를 보기로 적어냈다.
설상가상으로 11번홀에서는 티샷이 물속에 빠져 더블보기를 기록하며 선두권에서 내려오고 말았다. 그런데도 파머는 1타차로 우승했는데, 주위에서는 이를 두고 ‘양심의 승리’라며 추켜 세웠다.
신지애도 희생양
신지애도 유사한 경험을 했다. 2007년 12월 일본에서 열린 한일 여자프로골프대항전 때였다. 첫날 2번홀 그린에서 파퍼트를 하려고 어드레스를 했는데 그만 볼이 급경사를 타고 조금 움직였다 1벌타를 받고 리플레이스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홀을 더블보기로 마무리한 적이 있다.
영악한 파드리그 해링턴
이처럼 어드레스 후 볼이 움직이는 경우가 많자, 일부 영악한 선수들은 어드레스를 하지 않은 채 샷을 한다.
어드레스를 하지 않으면 치기 전에 볼이 움직여도 벌타가 없기 때문이다. 주로 퍼터헤드나 클럽헤드를 지면에 대지 않고 공중에 든 상태로 샷을 하는 것이다.
2008년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파드리그 해링턴은 4라운드 10번홀 그린에서 볼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자 아예 퍼트헤드를 든 채 스트로크해 영악한 해링턴 이라는 소리를 들었다.